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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술, 진짜 얼마 남을까?


이 글의 요약
  • 원장님들이 말하는 '원가'는 대부분 소모품 값이다. 그건 원가의 4분의 1이다.
  • 가격은 감이 아니라 5단계로 만든다. 마지노선이 있어야 이벤트가 무섭지 않다.
  • 모든 시술이 돈을 벌 필요는 없다. 역할만 정확하면 된다.


지난 글에서 매출 2억인데 통장이 비는 이유는 원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그 원가, 어떻게 계산하느냐. 오늘은 그걸 끝까지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원장님들과 미팅할 때 이 질문을 자주 드립니다. 

"원장님, 이 시술 원가가 얼마예요?"

열에 여덟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팁이 3만 원이요."
그건 원가가 아닙니다. 원가의 일부입니다.





1. 원가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네 덩어리입니다


직접비용은 눈에 보이는 돈입니다. 소모품비 — 팁, 약품, 실, 필러, 마취제. 시술 1건에 그대로 사라지는 비용이죠. 장비비 — 리스료나 감가상각비를 그 달 시술 건수로 나눈 건당 금액입니다.

운영비용은 눈에 안 보이는 돈입니다. 인건비 — 그 시술에 관리사나 간호사가 몇 분 붙는지 × 시급. 간접비 — 임대료, 관리비, 전기세, 광고비를 그 달 총 시술 건수로 나눈 값.
여기까지 넣어야 원가입니다. 그리고 이걸 실제로 계산해보면 순서가 뒤집히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제가 실제로 본 케이스인데요. 소모품이 3만 원밖에 안 드는 관리 시술이 있었습니다. 싸게 팔아도 남는다고 생각하셨죠. 그런데 관리사가 40분씩 붙는 시술이었습니다. 인건비와 간접비를 얹으니 원가가 소모품비의 세 배 가까이 나왔습니다. 반대로 소모품이 훨씬 비싼데 5분이면 끝나는 시술은, 계산해보니 훨씬 잘 남았습니다.

"싸 보이는 시술이 사실은 제일 비싼 시술"인 경우, 생각보다 흔합니다.

기준선 하나만 기억하세요. 원가율 60%. 이 선을 넘으면 그 시술은 혼자서 돈을 못 법니다.
그럼 접어야 하냐. 아닙니다. 역할을 바꿔주면 됩니다. 이 얘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2. 가격은 감이 아니라 5단계로 만듭니다


1단계, 원가 산출. 위에서 말씀드린 네 덩어리를 다 더합니다.

2단계, 경쟁가 조사. 같은 상권에서 이 시술이 얼마에 팔리는지 범위를 봅니다. 최저가 하나만 보시면 안 됩니다. 범위를 보셔야 합니다.

3단계, 마진 역산. 여기가 핵심입니다. "40% 남기려면 최소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이 숫자가 나오면 그게 마지노선입니다. 이 아래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내려가는 선.

4단계, 포지셔닝 결정. 경쟁가 대비 우리를 어디에 놓을지. 프리미엄인지, 중간인지, 진입가인지.

5단계, 시술 분류. 이 시술이 환자를 데려오는 용도인지, 돈을 버는 용도인지 정합니다.
이 순서를 안 밟으면 어떻게 되냐. 옆 병원이 이벤트를 겁니다. 불안해집니다. 따라 내립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내려도 되는지 모르니까, 자기도 모르게 적자 이벤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벤트가 잘 되면 더 큰일입니다. 적자를 대량으로 찍는 거니까요.

마지노선이 있으면 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 마지노선은 여기고, 저 가격은 우리 기준으로 못 맞춥니다." 이 한 문장이 나오는 병원과 안 나오는 병원의 1년 후는 많이 다릅니다.







3. 모든 시술이 돈을 벌 필요는 없습니다


미끼 시술. 문턱을 낮추는 용도입니다. 제모, 기본 토닝 1회 체험, 여드름 관리 같은 것들. 원가 근처거나 박리다매입니다. 여기서 마진 안 나는 건 정상입니다.

전환 시술. 미끼로 온 분을 다음 단계로 올리는 시술입니다. 스킨부스터 등 적정 마진을 확보하면서 고정비를 커버하는 구간이죠.

수익 시술. 병원 영업이익의 실제 출처입니다. 리프팅 레이저, 필러,  실리프팅. 프리미엄 가격과 높은 마진율을 지켜야 하는 영역입니다.

앞에서 원가율 60% 넘는 시술을 접지 말라고 한 이유가 이겁니다. 그 시술은 미끼로 쓰면 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업셀 경로를 반드시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미끼만 있고 다음 단계가 없으면, 그건 미끼가 아니라 그냥 손해입니다.
여기서 지난 글의 문장을 다시 가져오겠습니다. 전략적 손해와 나도 모르는 손해는 완전히 다릅니다. 원가를 알고 미끼로 파는 건 설계고, 원가를 모르고 싸게 파는 건 사고입니다.



마무리
원가는 회계 업무가 아닙니다. 경영 판단의 재료입니다.
원가를 모르면 옆 병원 가격표를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원가를 알면 우리 병원 손익을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이번 주에 딱 하나만 해보시길 권합니다. 우리 병원에서 제일 많이 나가는 시술 3개. 그것만 네 덩어리로 쪼개서 계산해보세요. 아마 그중 하나는 예상과 다를 겁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표정 바뀌는 원장님을 여러 번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