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상권 분석과 현장 실사까지 마치셨다면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으셨다고 해서 절대 바로 계약하시면 안 됩니다. 비어 있다고 바로 계약하면 나중에 정말 큰일 날 수 있습니다.
아래 4단계를 순서대로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1단계, 건물 용도 확인입니다. 의원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에 개설이 가능합니다. 2종인 경우 용도변경이 필수인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발생합니다. 정부24나 세움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호실별로 용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2단계, 의료기관 개설 가능성 확인입니다. 해당 면허로 개설이 가능한지, 진료실과 대기실 배치가 되는지, 접수 및 화장실 동선이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지, 세면대 설치를 위한 배수 공사가 가능한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3단계, 장애인 편의시설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많이들 놓치시는 부분인데요. 공용부 장애인 편의시설은 건물주 책임입니다. 그런데 미설치 상태면 개원 자체가 딜레이될 수 있습니다. 벌금이 500만원이고 이행강제금이 3천만원까지 나옵니다. 반드시 계약 전에 현황을 확인하시고 개선 일정을 계약서에 명시하셔야 합니다. 기존 건물을 전환할 때 병목이 가장 많이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4단계, 소방·설비·건축 확인입니다. 소방 기준 보완이 필요한지, 실외기와 배기 공사가 가능한지, 전기·급배수 증설이 가능한지, 불법 증축 여부는 없는지 확인하세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1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4단계까지 가지 않고 즉시 중단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법적 요소를 확인하셨으면 이제 계약 단계입니다. 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조항 열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번, 허가 불가 시 해지 조항입니다. 인허가가 불가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을 전액 반환받는다는 조건을 반드시 명확하게 기재하셔야 합니다.
2번, 렌트프리입니다. 공사 기간 동안 차임을 면제 또는 감액받는 조건인데요, 기간과 시작일을 명확히 명시하셔야 합니다. 이건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3번, 원상복구 범위입니다. 전 임차인의 철거 범위와 비용 부담 주체를 명시하셔야 합니다. 천장이나 바닥 철거 포함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적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4번, 전력 공급 보장입니다. 피부과 장비들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 전력량 확인과 증설 가능 여부, 비용 부담 주체를 미리 합의해두셔야 합니다.
5번, 주차 조건. 6번, 간판 권리. 7번, 공용관리규약 사전 확인. 8번, 임대료 인상 기준. 9번, 공사 승인 범위. 10번, 권리금 및 인수 조건까지입니다.
알려드린 열 가지, 계약서 날인 전에 하나하나 체크리스트처럼 확인하셔야 합니다. 나중에 "그런 얘기 한 적 없는데요"라는 말 들으시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렌트프리 협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렌트프리를 '부탁'처럼 접근하시는데요. 렌트프리는 부탁이 아니라 거래 조건입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공실이 빨리 안정화되는 것이 이익입니다. 그 대가로 임차인에게 공사 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겁니다. 당당하게 요구하시고 협상하셔야 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단순히 월세를 깎는 것보다 렌트프리 기간을 늘리는 것이 임대인 입장에서 수용하기 훨씬 쉽습니다. 월세 계약 단가를 건드리면 심리적 저항이 크거든요.
적정 렌트프리 기간 가이드를 보시면, 소형 호실이나 인기 상권은 2~4주, 일반 메디컬 공사는 4~6주, 대형 평수나 설비 공사가 큰 경우는 8주 이상을 협의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렌트프리 하나만 협상하시지 말고, 패키지로 협상하시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월세와 관리비 감액, 보증금 조정, 공사기간 연장, 원상복구 범위 축소, 전력·배기 공사 협조, 주차·간판 조건 개선까지 한 번에 묶어서 협상 테이블에 올리세요.